저는 2010년대 초반 군산시 사정동 금호2차 아파트에 입주한 이래, 15년 가까운 시간 동안 우리 단지의 푸른 자연을 사랑하며 살아온 한 주민입니다.
최근 우리 아파트의 상징과도 같았던 메타세쿼이아 19그루와 은행나무를 포함해, 총 25그루가 넘는 나무들을 제거한다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접했습니다.
배수관 문제와 미관을 이유로 들었으나, 이는 수십 년간 우리와 함께 숨 쉬어온 생명들을 한꺼번에 베어내야 할 정당한 이유가 될 수 없기에 이 글을 올립니다.
1. 나무는 우리 아파트의 '허파'이자 '자부심'입니다
군산의 오래된 벚꽃나무들이 시민들에게 정서적 평안을 주듯, 우리 단지의 울창한 나무들은 삭막한 도심 속에서 맑은 공기와 쉼터를 내어준 고마운 존재입니다. 이 나무들이 사라진 자리는 차가운 콘크리트만 남은 황무지가 될 것이며, 우리가 누려온 자연 친화적인 주거 환경 또한 영영 되돌릴 수 없게 됩니다.
2. '제거'가 아닌 '수리'가 우선되어야 합니다
15년 동안 아무 문제 없던 배수관에 갑자기 수목이 방해가 된다면, 나무를 죽일 것이 아니라 노후한 관을 교체하거나 뿌리 침투 방지 시설을 설치하는 것이 순리입니다. 설비의 노후화를 나무의 탓으로 돌려 가장 손쉬운 '벌목'을 택하는 것은 선후가 뒤바뀐 결정입니다. 기술적인 대안을 먼저 검토해주시기를 강력히 요청합니다.
3. 법적·절차적 정당성을 결여한 투표는 무효입니다
공동주택관리법상 단지 내 부대시설이나 조경시설을 대규모로 파손하거나 철거할 때는 엄격한 법적 절차와 주민 동의 요건을 거쳐야 합니다. 그러나 지난 투표 과정에서 '대부분의 나무가 완전히 제거된다'는 구체적인 수량이나 정보가 주민들에게 정확히 고지되었는지 의문입니다.
산림 관련 법령에서도 수목의 가치와 보호를 명시하고 있듯, 아파트의 자산인 조경을 이토록 대대적으로 훼손하는 중차대한 사안은 주민들이 내용을 '정확히 인지하고' 서명했을 때만 효력이 있습니다. 많은 주민이 구체적인 벌목 규모를 모른 채 투표가 이루어졌다면, 이는 절차상 중대한 하자가 있는 것이므로 반드시 다시 논의되어야 합니다. 정확한 정보를 바탕으로 주민들의 의견을 다시 한번 물어주십시오.
생명은 한번 꺾이면 다시 되돌릴 수 없습니다.
우리 아파트를 맑고 푸르게 지켜주었던 저 나무들이 밑동만 남은 채 사라지지 않도록 힘을 모아주십시오. 자연과 사람이 공존하는 아름다운 금호2차 아파트를 유지하는 것은 우리 모두의 권리이자 의무입니다.
돈들여 나무 심고 돈들여 나무를 제거한다는게 말이됩니까?
제발 우리의 자연을 지켜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