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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향리 죽도, 그 죽음의 섬을 찾아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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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06.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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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섬은 녹색의 꿈을 꿀수 있을까-[르포]매향리사격장을 기다 | 미군기지 환경오염 2006/07/24 10:17
농섬은 녹색의 꿈을 꿀수 있을까

[르포]매향리사격장을 기다 환경운동연합-주민대책위, 국정조사 촉구


매화향기 가득했던 매향리사격장에 꽃봄은 돌아올 것인가.

매일 수백발에 달하는 각종 포탄을 쏟아 붓던 매향리사격장에 포성이 멈췄다. 주민들은 매향리평화마을 조성에 한창이다. 지난해 8월 54년간의 미군 폭격이 멈춘 덕분이다.


주민들은 친환경적으로 불발탄 제거 등 환경정화를 촉구해왔다. 그리고 한미양국은 7월 14일 제9차 한미안보정책구상회의(SPI)에서 15개기지 반환에 합의했다. 매향리사격장도 포함돼 있었다. 정부가 지난 12일 주민 20여명을 농성에 모아놓고 환경치유를 위한 오염조사를 실시하겠다며 협조를 요청한지 이틀 뒤의 일이었다. 매향리주민들은 황당함을 넘어 분통을 터뜨리지 않을 수 없었다. 한미양국 모두 54년간 실시한 매향리사격장에 대한 환경오염조사도 실시하지 않은 탓이다.



기자는 21일 매향리사격장 현지로 향했다. 서울은 새벽부터 보슬비가 내렸다. 일기예보에서는 오전에 잠깐 비가 내린 후 갤 것 것이라고 보도했다. 서울에서 출발해 경기도 화성시 우정면 매향1리 도로변에 자리한 매향리주민대책위원회 사무실에 도착하는 1시간 30분 사이에 비는 그치고 햇살이 뜨겁게 내리쬈다. 매향리사격장대책위 사무실 바로 앞에는 오래전 사격이 멈춘 육상사격장의 철조망이 시야를 가로 막았다. 철조망 사이로 지난해 8월 공식 폐쇄된 농섬이 작은 점처럼 눈에 들어왔다.



대책위 사무실 인근에는 220kg에 달하는 연습용 헬기포탄들이 즐비했다. 주민들과 기자들도 그 크기와 오랫동안 쏟아 부은 양을 추정하며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나비들과 잠자리들이 노니는 모양새가 평화롭기만 하다.




전만규 주민대책위원장에 따르면, 환경관리공단은 육상사격장 내에 콘테이너박스를 설치하고 머물며 환경오염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이 사격장은 지난해 8월 21일경 공식 폐쇄된 이후 한국군이 경계를 서고 있다.



육상사격장 정문에는 경고판만이 미군사격장이었다는 흔적을 보여주고 있고 정문은 아무도 없이 덩그러니 열려있었다. 기자는 주민대책위원회의 도움을 받아 배를 타고 20여분 떨어져 있는 해상사격장인 농섬으로 향했다.



미군 폭격으로 원래 형태에서 2/3나 줄었다는 농섬을 중심으로 왼쪽에 작은 바위가 보였고 오른쪽에는 아주 작은 섬도 보였다. 왼쪽의 바위는 '구비섬'으로 미군의 철포탄 사격으로 섬의 형태가 완전히 사라져 버렸다. 거북이 모양을 닮았다고 해서 구비섬이라 이름 붙여진 이 곳에는 아직도 포탄 잔해로 붉은 빛깔을 띠고 있었다. 오른쪽의 작은 섬은 '윗섬'이라 불린다. 미군은 처음 구비섬에서 폭격훈련을 했는데 섬이 사라져 버리자 윗섬으로 이동해 폭격을 했고 다시 농섬으로 타겟을 옮겼다.



배를 타고 들어가며 바라본 농섬은 섬이라기보다 작은 바위처럼 보일 정도였다. 3천여평에서1천여평으로 축소되었다니 그럴 만도 하다. 배에서 내려 농섬으로 다가가는 해변가는 붉었다. 자세히 보니 각종 포탄에서 배여 나온 녹물로 돌마저 변색된 것이었다. 갯벌이 붉었다. 헬기에서 기총사격에서 발사한 총탄들이 자갈처럼 붉게 깔려있었다.



유사시 열화우라늄탄을 폭격할 수 있는 A-10기에서 떨어뜨린 대형 불발탄들이 갯벌에 쑤셔 박혀 있었고 아파치 헬기에서 인명살상용으로 발사한 탄피, 탄두 등이 자갈처럼 널브러져 있었다.



A-10기, F-16 등에서 투하되는 MK-82 연습탄은 무게만 5천파운드(220kg)에 달한다. 미국은 이라크전쟁과 아프가니스탄전쟁에서도 이 무기를 사용했다. 이것은 대량살상용무기로 정밀한 벙커 등을 파괴하는데 주로 사용되는데 터지고 나면 커다란 빌딩이 들어갈 정도의 웅덩이가 생긴다. 농섬과 인근 갯벌에는 주민들이 방망이탄이라 부르는 'BDU-33'도 곳곳에 박혀 있다.


전만규 주민대책위원장은 "54년 동안 매일같이 수백 개의 폭탄을 투하했다. 지하에는 많은 포탄이 매장되어 있다. 확인결과 농섬 일대의 갯벌무게가 전세계적에서 가장 무겁다"고 말했다.



전만규 위원장은 "바닷물이 들어오면 일대가 포탄에서 묻어 나오는 녹물로 씨벌겋다. 바닷물이 들어오면 불발탄들에서 스며나온 녹물로 붉게 변한다"며 "미군 포탄 등에서 새어나온 중금속이 바닷물에 씻겨 내려가 이 일대를 전부 오염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옛사람들은 매향리를 '고온리'라고 불렀다. 씨를 뿌려 농사를 지을 토지가 없어도 망태기, 호미 하나 들고 갯벌에 나와 조개를 채취를 하고 어망으로 고기만 잡아도 충분히 생계를 유지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6.25때도 피난민들이 많이 몰려왔다. 그러나 이제 농섬 일대에는 조개조차 살지 않는다. 꽃게, 돌고래, 조개, 숭어 등 풍부했던 황금어장도 사라진 지 오래다. 54년간 벌어진 미군 폭격과 환경오염 탓이다.




전만규 위원장은 "전체 불발탄을 제거한다고 해도 완벽하게 치유가 될지 의문"이라며 안타까워했다.



주민들은 지난해 매향리사격장이 공식 폐쇄된 이후 농섬을 '해양갯벌체험장'으로 만들 구상을 하고 있다. 매향리평화마을 조성의 일환이다. 전만규 위원장은 "그런데 이 갯벌을 보면…"이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주민들은 아직도 1960년~1970년대에 미군폭격에 의한 인명피해가 잇따랐다고 회고했다. 특히 임신8개월이었던 이영자 씨가 방망이탄이라 불리는 'BDU-33'을 등에 맞아 즉사했던 기억을 잊지 않고 있었다.



이날 환경운동연합과 매향리주민대책위원회는 농섬 현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졸속적인 미군기지 반환합의를 규탄했다.



전만규 위원장은 "한미양국은 지난 14일 15개기지 반환을 발표했는데 매향리사격장도 포함되어 있다"며 "포탄 잔해, 폭격목표물 잔해 등이 그대로 방치되어 있는데 완벽하게 오염정화를 해서 이관작업이 된 것으로 국민과 매향리 주민들을 기만했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미군은 불발탄 제거 등 8개항목에 대한 오염제거를 완료했다고 통보했고, 한국정부는 사실 확인도 하지 않고 반환에 합의했다.



환경운동연합과 매향리주민대책위는 △감사원 감사 실시 및 협상관계자 문책 △방위비분담금에서 환경치유 비용 공제 △국회의 미군기지 환경치유 관련예산 편성 거부 △주한미군주둔군지위협정 개정 △협상내용 공개 및 오염치유과정의 국민참여 보장 △오염치유기간동안 농어민에 대한 보상 등을 촉구했다.



이들은 "앞으로 들어갈 천문학적인 예산부담을 생각하면 당장 국정조사를 발동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매향리 주민들은 10개 동네, 1천5백여명이 예산을 각출해 '매향리 평화 영농조합'을 설립하고 매향리주민대책위원회가 있는 토지 1천여평을 매입했고 오는 9월2일 평화마을 조성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한편, 녹색연합은 이번 미군기지 반환합의와 관련해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과 SOFA환경조항에 명시된 절차를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합의한 부분에 대해 무효소송을 검토하고 있다. 또한 미국측 단체의 도움을 받아 미국 정부를 상대로 정보공개청구도 진행할 예정이다.



박신용철 기자 storyrange@empal.com (2006년 7월 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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