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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군산 신흥동 일본식가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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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등록 문화유산

  • 군산 신흥동 일본식가옥

  • 주소 :

    전북특별자치도 군산시 구영1길 17 (신흥동)

시간이 머무는 집, 군산 신흥동 일본식 가옥의 이야기

 

군산 신흥동의 조용한 골목을 걷다 보면 한 채의 오래된 집이 눈에 들어온다. 고즈넉한 정원과 기와 지붕, 낮고 길게 뻗은 처마 아래 펼쳐진 이 풍경은 낯설면서도 묘하게 익숙하다. 집의 모습은 분명 일본식이지만, 그 안에는 서양식 응접실과 한국식 온돌방이 함께 존재한다. 전혀 다른 문화들이 한 공간에 얽혀 있다. 이 집은 시대와 권력, 문화와 정체성이 교차하는 복합적인 시간의 장소.

군산 신흥동 일본식 가옥은 1925년 무렵, 일제강점기 군산에 정착한 일본인 히로쓰 기치사브로가 지었다. 이 집은 단순한 주거 공간이 아니라 대한민국 건축사에 새로운 양식이며, 일본식 가옥이 대한민국화 되는 과정을 볼 수 있는 구조물이다. 이 가옥은 일본식 구조와 꾸밈, 근대적 세련됨을 보여주는 서양식 응접실, 조선의 실용성과 일상성을 보여주는 온돌, 현대의 난방기구인 보일러 시설 등이 공존한다.

광복 후 구 호남제분 사장 이용구 가족의 거처가 되었고, 2005년 국가등록문화유산으로 등록되어 일반에 개방되었다.

건축은 시대의 거울이다. 군산 신흥동 일본식 가옥은 근대의 역사와 삶을 보여줌과 동시에 현시대에 이르는 동안 우리가 쌓았던 대한민국의 역사와 삶이 녹아 있다. 누군가의 일상이던 공간은 이제 기억과 사유의 대상이 되었고 바닥재 마모, 창틀 흔적, 장식 벽감 곡선 하나하나와 정원을 통해 물리적 공간 너머 시간 속으로 안내한다.

이 집을 둘러보는 일은 오래된 문장을 천천히 읽는 것과 같다. ‘근대란 무엇이었는가’, ‘무엇을 기억하고 있는가’, ‘어떻게 나아갔고, 어떠한 방향으로 나아갈 것인가라는 질문이 우리 앞에 펼쳐진다. 군산 신흥동 일본식 가옥은 과거의 집이지만, 그 의미는 지금도 살아 숨 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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